6월
21
지난주 어느날 똑같은 내용의 문자가 2번 왔어요.
” 폴 청소년 사역을 함께 돕고 싶어요. 연락주세요 from 타완다.”
타완다는 3년전 짐바브웨에서 남아공으로 내려와 신학교를 다니며 청소년 사역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잠시 자원봉사자로 있었던 목사님이예요. 영어도 짧고 난민의 신분으로 생계도 어려워 몇달동안 참 즐겁게 학교사역을 함께 했었던 기억이 있죠.
그런데 지금은 신학교도 졸업하고 짐바브웨 사람들을 위해 칼리쳐에 교회를 개척해서 석달만에 예배인원이 150명이 넘는 교회를 섬기는 목사님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주중에 또다시 청소년 사역을 돕고 싶다고 저를 3년만에 찾아왔어요.
타완다는 목사님이지만 아내의 직업은 가정부예요.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죠.^^
지난 2년동안 저녁5시만 되면 신학교에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와서 피곤한 눈을 하고 식 웃으며 성경을 보던 한 신학생이 있었어요.
하루종일 가정부로 일을 하고 피곤할 텐데 아직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저녁마다 신학을 공부하겠다고 찾아오는 신학생
바로 타완다의 아내였어요.
사실 저는 타완다의 삶보다 타완다의 아내의 삶에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경험해요.
타완다가 신학교를 마칠 수 있어던 것도
그리고 지금 교회를 개척해서 목회를 할 수 있는 것도
또한 주중에 청소년 사역을 배울 수 있도록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것도
모두 타완다의 아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의 삶 때문이지요.
무슨일을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슨일이든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면 그 일이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는 것을 타완다의 가정을 통해 배웁니다.
오늘 사역미팅에 온 타완다가 이야기했어요. “아내가 어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요.”
미팅을 마치고 병문안을 가기로 했어요. 오늘따라 비가 억수처럼 내리네요.
그런데 감자기 타완다가 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앞으로 달려가는 거예요.
비를 맞고 달려가는 타완다를 목청껏 불렀지요. “왜 혼자 뛰어가 비도 오는데 나랑 병원가기로 했잖아.”
타완다가 말해요. “아내를 위해 먹을것을 사가지고 가려구요.” 순간 비를 맞아 온 몸이 젖어 있는 타완다를 보며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모습이 영화처럼 비쳐졌어요.
결국 저와 병원을 먼저 가기로 했어요.
얼굴이 퉁퉁부어있는 타완다의 아내는 저에게 이렇게 말하네요. “How are you, Paul?” 지금 누가 누구 안부를 물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하냐고 물어보니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절대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살아있고 웃으며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에 감사하고 몇 마디 물어보곤 빨리 쉬게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기도를 하고 나왔어요.
그동안 남편과 딸과 교회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뻔 한 타완다의 아내의 얼굴을 보니 왜 제마음이 이리도 아픈지 모르겠어요. 무엇을 먹었냐 물어보니 병원에서 식빵 두조각을 주어 먹었다고 하네요.
타완다와 함께 수퍼마켓에 가서 음식을 샀어요. 그리고 타완다에게 음식을 들려 다시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지요. 타완다의 가정이 얼마나 하나님께 복된 가정인지요.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온몸으로 그 두터운 무게의 삶을 살아내고 있어요.
이런 타완다와 그의 가정을 하나님이 청소년 사역에 함께 동역하라 보내주셨어요.
이 복된 타완다의 가정을 동역자님께 소개하고 기도를 부탁드려요.
첨부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타완다입니다.
남아공에서
폴, 앨리스, 송하 가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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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Kim
African Leadership Coordin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