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달처럼 여전히 폴줌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역도 하느라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요리실력도 쬐금은 늘은 것 같은데 여전히 요리는 아내의 요리가 훨씬 맛있습니다.
아내는 임신 5개월 째에 접어 들었고 입덧이 좀 나아져 비타민과 철분제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송하는 1학년! 매일 아침 6시 “왜 이렇게 빨리깨우냐며” 아침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학교 생활이 재미 있는지 토요일 아침 깨우지 않으면 오늘은 왜 학교를 안가냐며 먼저 일어나 묻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역자님은 평안하신지요?
2월에는 세가지 이야기를 동역자님과 나눕니다.
감사한 이야기도 있지만 마음이 아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님이 하나님 선교의 파트너 입니다.
첫번째 이야기; 타완다 형제에게
지난 4개월간 타완다 형제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형제의 장래를 치르기 위해 짐바브웨에 간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작년 9월쯤.
짐바브웨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작년 11월.
그것도 수십차례의 연락끝에 타완다 아내의 메시지를 통해 들은 짧은 단문의 메시지.
짐바브웨 타완다 형제의 전화번호를 수소문끝에 알아내 12월 단 한번의 짧은 통화.
“몸이 좋아지면 1월쯤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오겠다.”
그리고 다시 연락 두절.
지난주 타완다 형제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2시간동안 타완다 형제의 아내는 통곡을 합니다.
타완다 형제가 자신과 아이를 남아공에 버린듯 하다며 지난 몇개월 동안 가슴속 담고 있던 응어리를 눈물과 함께 쏟아 냅니다.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 말문이 막혀 버려 그저 눈시울 붉히며 조용히 이야기를 듣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보니 아무도 찾아와 들어주지 않는 내 이야기를 들어 주어 고맙다고 오늘밤에는 오랜만에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메시지가 와 있습니다.
함께 사역을 하는 현지인 형제들은 타완다의 건강이 안 좋은 것은 유감이지만 연락이 이렇게 오랬동안 두절 된채 무작정 기다리며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후원을 하는 것은 바르지 않은 것 같다고 원칙적인 소리를 합니다.
지난 1월까지 묵묵히 타완다 형제가 건강하게만 돌아오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이제는 더이상 저도 결정을 미룰 수가 없습니다.
타완다 형제의 삶에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변화는 아주 걱정스러운 변화이고 올바르지 않은 변화입니다.
지난 수년동안 타완다 형제와 동역하며 선교사역을 함께 섬긴 이유는
타완다 형제가 난민이기에 불쌍해서도 아니며
타완다 형제가 목사님 이기에 믿음이 가서도 아니며
타완다 형제가 능력이 뛰어나기에 사역에 필요한 사람이어서도 아닙니다.
세상이 볼때는 바보같겠지만 오로지
타완다 형제가 주님을 닮아가는 변화를 경험하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아침 언제 확인할지도 모를 타완다 형제의 이메일에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금 당신의 태도는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남아공에 남아 있는 당신의 가족에게 돌아와 용서를 구하고 다시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십시요.
당신이 보여준 지난 세월의 선교동역에 감사를 드리지만 주님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는 우리에게 다시한번 진실한 책임을 보여주기를 희망합니다.
안타깝지만 이제 더이상 연락도 되지 않는 당신을 무작정 계속 기다리며 후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신만 믿고 남아공에 남겨진 당신의 가족이 더욱 걱정이고 생각만하면 숨이 멎을 듯이 마음이 아파옵니다.
당신도 저와 같은 마음이길 간절히 바라며 꼭 당신의 아내와 딸이 지금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가족에게 돌아 오세요.”
사랑하는 동역자님
지난 몇개월동안 저 혼자 이일을 놓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결단하기 전까지는 이야기 하지 말라는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동역자님께 기도를 부탁합니다.
타완다 형제가 주님의 음성과 가족의 음성을 듣기를 기도합니다.
타완다 형제의 아내와 딸의 생활을 위해 기도합니다.
앞으로도 선교지에서 더 많은 아픔들과 마주할 것인데 폴의 중심이 언제나 사람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향하기를 기도합니다.
두번째 이야기; Good Tree(좋은나무)의 변화
좋은나무는 제가 지난 9년동안 섬겨온 성품교육사역의 이름입니다.
지난 9년 수많은 어려움과 즐거움 가운데 죽지않고 작은 싹도 텄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작은 싹은 폴의 부재에도 좋은나무를 통해 성품교육이 이루어 지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현지인 동역자들 입니다.
올해 안식년을 시작하기전에 좋은나무에 다음과 같은 일을 이루어 지기를 소망하며 준비합니다.
1. 좋은나무 남아공 은행계좌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제가 재정의 관리와 책임을 맡았었는데 이제는 현지인 동역자들이 직접 관리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2. 좋은나무 소식지를 매월 동역자님들에게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저의 기도편지도 지속적으로 나누지만 현지인 동역자들이 직접 사역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좋은나무 소식지를 통해 나눌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3. 좋은나무 홈페이지와 Facebook을 준비 중입니다.
현지인 동역자 중 몰레찌 형제가 좋은나무 홈페이지와 Facebook을 오픈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좋은나무를 통해 이루어진 많은 사역 자료들을 넘기며 많은 사람들과의 좋은 소통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품질레, 몰레찌 두 형제도 새로운 사역의 변화에 기대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형제가 성품사역을 더 잘 할 수 있는 든든한 수료증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는 고등학교만 나온 형제들이 대학나온 선생님들과 동등한 대화를 하기가 힘들었던 상황이었지만
올해 드디어 성품교육 세미나와 성품교육 실무경력을 인정하는 성품교육 수료증이 발급되었습니다.
그저 수료증 한장 같지만 좋은나무가 성품교육 전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한가지 한가지 좋은나무를 통해 토착화 선교의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도합니다.
학교에서 직접 성품교육을 주도하는 품질레 형제가 예수님의 성품을 잘 전달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좋은나무의 행정을 통해 소식지와 소통을 섬기는 몰레찌 형제가 하나님의 생각으로 소식지를 만들고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좋은나무와 함께 할 선교 동역자(선교사, 현지인)들이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연결되고
선교 동역자들이 기쁨과 소망을 가지고 동역할 수 있는 환경을 좋은나무에 만들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세번째 이야기; 2016년 케이프타운 아버지학교 계획
지난 1월 23일 2016년 케이프타운 아버지학교 비전 컨퍼런스를 통해 아버지학교 계획을 세웠습니다.
10명의 형제님들이 함께 모여 지난해 아버지학교를 통해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2016년 다시금 성령 운동, 삶의 실천 운동, 연합 운동의 모습으로 아버지학교를 섬기자고 다짐하고 기도했습니다.
아버지학교 컨퍼런스 시간에 이런 질문으로 나눔을 했습니다.
“아버지학교 이후 여러분의 가정은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아버지학교를 통해 평생 마음속으로 원망했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어 지금 너무 좋습니다.”
“아버지학교 이후 아들에게 진정한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이전보다 저를 더욱 존경해 주어 기쁩니다.”
“아버지학교 이후 제가 집에서 설거지를 완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자랑을 합니다..”
“아버지학교 이후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매년 가족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 하는 줄 이전에는 몰랐습니다.”
형제님들의 나눔을 들으며 폴이 제일 변화가 느린 아버지 인것 같아 회개 많이 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30명의 현지인 아버지들이 아버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생 한분한분 모두 아름다운 변화와 감사들이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기를 소망하지만
가끔은 이혼한 형제의 소식도 들리고 이전처럼 동일하게 살아가는 형제님들의 소식도 듣게 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고 아버지학교 졸업 이후 한번 더 만나고 격려하지 못한 형제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학교를 다녔다고 모두가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대학을 가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검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언제나 말썽꾸러기도 있고, 공부는 못해도 다른 것을 잘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사람은 배움을 통해 자신이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아버지학교는 좋은 아버지만 만드는 학교가 아닙니다.
아버지학교는 내가 부족한 아버지이고 좋은 남편도 아니지만 가족에게 내가 필요한 아버지임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입니다.
2016년에는 8번의 아버지학교가 계획되었습니다.
폴은 안식년 때문에 올해 5월까지만 아버지학교를 섬길 예정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동일하게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아버지학교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하는 멋진 형제님들이
2016년 케이프타운 아버지학교를 섬깁니다.
2016년 아버지학교를 섬기시는 김경환 선교사님, 임인모 선교사님, 칼라일 형제님, 크리스토퍼 형제님, 존슨 형제님, 루탄도 형제님, 페트릭 형제님, 버나드 형제님, 아이반 형제님, 다니엘 형제님 그리고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각 지역에서 아버지학교를 헌신적으로 섬겨주시는 졸업생 형제님들의 가정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요즘 중보기도 부탁을 간간히 받습니다.
선교사는 기도부탁만 하는 사람이 아닌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하나님이 일깨워 주십니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기도하고, 운전을 하다가도 기도하고, 잠이 안와도 기도하고, 성경을 읽다가도 기도합니다.
기도를 들어 주시고 그 분의 뜻대로 응답하실 분은 하나님이지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인 것 같습니다.
저의 몫을 다하며 기도할 때 주님의 뜻이 이루어 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동역자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남아공에서
동역자 폴, 앨리스 & 송하 올림
Paul Kim
Missio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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